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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6/17 기억속의 딜레마(4)
딜레마에 빠지면 마냥 그림과 같이 뛰어다니고 싶을 뿐이다.
나는 꽤 기억을 잘 지우는 편이다. 여기서 기억을 지운다는 말은 내가 만약 창피한 일을 당하거나 굴욕적인 일을 당했을 때, 혹은 정말 크나큰 실수를 해버렸을 때 그 기억들을 가슴속에 묻어두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서 끝내버리는, 즉 더이상 기억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런면은 다음에 이와 비슷한 일을 당했을 때 이에대한 불안한 기억을 하지 않음으로써 보다 수월하게 일을 진행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꽤 좋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될수도 있지만;; 어쨌든 난 내가 잊고자 하는 건 금방금방 잊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픈 기억을 오래오래 가슴속에 묻어두고 하루종일 끙끙 거리는 사람들을 보면 한편으론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
하지만, 이렇게 잊고자 하는걸 금방금방 지우는 나도 어떨때는 위와 같이 기억때문에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난 이런 기억을 때문에 항동안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만약 이러한 것이 실연에 대한 슬픔이라던가 굴욕에 대한 창피함이라던가, 혹은 고통에 대한 아픔에 관한 기억이라면 그나마 낫겠지만 나를 슬럼프에 빠지게 하는 기억은 이러한 것들이 아니다. 나를 슬럼프에 빠지게 하는 기억은 다름아닌 '선택'에 관한 기억들...그것도 대부분 딜레마적인 기억들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3년전 고등학교 전학이 그것이다. 난 고1땐 울산 애니원 게임개발과에 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거기선 내가 원치 않은 프로그래밍을 주로 가르쳤었고 그렇기 때문에 난 거기서 하위권의 성적을 달리고 있었다. 그 상태에서 난 전학을 결심하게 되었는데 전학을 가고자 하는 학교가 바로 본인 집 주변의 실업계 고등학교, 그 학교는 진학률과 취업룰은 동일계 학교에선 좋았지만 어쨌든 인문계에 비하면 '막장'이라 불릴 만큼 악질의 학생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내가 애니원에 남는다면 나의 성적은 좋지 못할 것이며 좋은 대학에 갈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실업계로 전학을 간다면 성적은 좋겠지만 좋은 대학교에 갈 수 없을 것이다.
난 전학을 하거나 애니원에 남아야만 한다.
결국 난 좋은 대학교엔 갈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공부를 열심히 한다거나 혹은 자퇴를 하여 검정고시를 본다는 변수는 존재한다. 하지만 애니원에 소속된 학생들의 공부실력은 지방에서 배운 나보단 확실히 월등하였고 그런 상황에서 내가 공부를 한다해도 상황을 뒤엎긴 힘든 상황이었다. 검정고시도 물론 가족의 반대로 무리였을 터...
결국 난 후자를 선택했고 지금의 나의 자리에 오게 되었다. 하지만 가끔씩 난 과거의 기억속에서 딜레마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여러가지 가상의 변칙을 집어 넣는다.
만약 내가 그 상황에서 이러이러한 행동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가끔씩은 말도안되는 변수를 집어넣기도 하면서 난 나만의 딜레마에서 허우적거리곤 한다.
뭐, 결국은 후회다. 과거의 후회, 딜레마의 후회, 불현듯 기억속의 딜레마를 떠올리고 그에 대한 가상의 변수를 집어넣으면서 후회를 하고, 또 그 때문에 슬럼프에 빠지고...
이것에 내가 겪는 패턴이다.
어째서 이러한 것들이 갑자기 떠오르는 건지 모르겠다. 게임을 하다가도 생각이 나는 경우도 있고 가만히 음악을 듣고 있는데도 생각이 나는 경우가 있다. 그 횟수가 적다할 뿐이지 그에관한 영향은 굉장히 크다. 심하면 아무일도 손에 안잡히고 멍하니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가만히 돌이켜 보면 난 꽤 다양한 딜레마에 부닻히며 살아온 것 같다. 항상 선택의 가로에 서 있을 때 매번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참과 거짓의 경우를 들며 선택의 문앞에 서게 되지만 난 항상 거짓과 거짓의 경우를 들며 선택의 문앞에 서게 된다.
나름대로 꽤 긍정적인 삶을 사는 것 같은 나인데 뭔가를 선택하는 경우엔 항상 딜레마에 빠지기 일수...
그리고 이런 딜레마들은 언제나 그렇듯 내 기억속의 창고안에 들어가고 불시에 한놈씩 툭툭 튀어나온다.
지금 내가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생각치 않던 과거의 딜레마다 떠올랐기 때문...그냥 답답한 마음에 푸념글 한번 써보는 것이다.
뭐...과거속에서 암만 후회를 한들 무슨 소용이랴, 그래봤자 과거이거늘...
그냥 뒤끝없이 이러한 딜레마들도 다른 기억들처럼 말끔히 잊게 된다면 좋겠지만
과연...언제쯤 이러한 기억이 지워질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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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J_Taurus
2007/06/21 15:31
음...
2학기가 되면 확실히 바빠지긴 바빠지죠. 학교도 알아봐야하고 여튼 이것저것 해야할게 많아지는 학기...
아무튼 꼭 원하는 학교에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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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ry_Boi
2007/06/20 01:47
결국 어떻게 가느냐에 차이지..
돌아가느냐, 곧장 가느냐..
그래도 속으로 끙끙 앓고 있는것보다, 이렇게 글로 쓰면 확실히 속은 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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